체코 수주 입찰서 UAE 사업 경험 공유 안 돼
한수원, 바라카 건설 당시 일방적 인력 철수 통보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정산 두고 국제 소송전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외 원전 수출 과정에서 자료 공유 거부와 인력 철수 문제 등으로 장기간 갈등을 이어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면서, 정부가 결국 원전 수출 거버넌스 전면 개편에 착수했다.
15일 감사원의 ‘한수원 기관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산업통상부에 현행 원전 수출 이원화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수출 추진 체계 개편 필요성을 통보했다.
한전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출을 주도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수원은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주계약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양사는 후속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 경험과 기술 자료 공유를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수원은 체코 원전 입찰 과정에서 UAE 바라카 원전 당시 사업비와 비용 구조 자료를 한전에 요청했지만, 한전은 이를 영업비밀이라며 제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수원은 과거 실사업 데이터를 신규 입찰 전략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입찰가 산정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는 인력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이어졌다. 당시 한전은 원전 건설 경험 부족으로 상당수 현장 인력을 한수원으로부터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했다.
2016년 기준 공동사업관리 인력 가운데 한수원 파견 비율은 57%에 달했다. 하지만 한수원은 2024년 이후 루마니아·이집트 사업 대응과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건설 현장 인력 절반 감축을 한전에 통보했고, 이후 2025년까지 파견 인력을 전원 철수시켰다.
이 과정에서 UAE 발주처가 한전 측에 공식 항의 서신을 보내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갈등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에서도 반복됐다. 한수원은 사업관리 체계와 역할 분담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기술정보 제공과 인력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한전이 제안한 업무협약(MOU)과 공동결의에도 불참했다.
현재는 추가 협의를 전제로 사우디 입찰서 작성 작업에는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갈등은 결국 UAE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정산 문제로 극단으로 치달았다. 한수원은 공기 연장에 따른 비용 정산 명목으로 한전에 11억 달러 규모 추가비용 지급을 요구했고, 양사 사장 간 협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해 런던국제중재법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 대응 비용으로는 한전이 145억원, 한수원이 228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양사 충돌이 원전 수출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직접 조정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4일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분간 산업통상부 주도로 해외 원전 수출 협상을 직접 총괄하고, 한전과 한수원은 공동 주계약자로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체계를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처럼 국가별 수출 대상 지역을 나눠 관리하는 구조도 폐지된다.

향후 해외 원전사업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 수행하고, 건설·운영은 한수원이, 대외협상과 지분투자는 한전이 각각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재정비된다.
정부는 연내 ‘원전수출진흥법’ 제정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원전 수출 총괄기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한전 중심 체계와 한수원 중심 체계, 또는 별도 통합 수출기관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김동철 한전 사장과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원전수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진행 중인 UAE 원전 정산 분쟁의 중재 기관을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대한상사중재원으로 변경하기 위한 계약 수정에도 합의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체코·베트남 등 주요 원전 수출 현안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체계를 정비하겠다”며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전 수출 체계 개편 나선 정부…한전·한수원 갈등 봉합 수순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외 원전 수출 과정에서 자료 공유 거부와 인력 철수 문제 등으로 장기간 갈등을 이어온 사실이 감사원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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