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정비사업 공사비 잇단 인상…수익성 악화에 건설사 압박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사비 급등 여파로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인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자재비·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일부 현장은 공사가 중단되거나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매출 원가율은 평균 93%를 넘어섰다. 이 같은 비용 압박 속에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잇따라 공사비 증액 요구가 제기됐다.
대표 사례로 GS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는 최근 총 4916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증액분은 설계 변경·특화 비용 1834억원과 물가상승 등 환경 변화 비용 3082억원으로 구성됐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공사대금 청구 소송까지 진행했으며, 설계 변경 비용은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거치고, 환경 변화에 따른 추가 비용은 서울시 중재를 통해 타결됐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하고 시·자치구·조합·시공사 간 조정회의를 거듭해 지난달 합의안을 도출했다. 최종 합의안은 다음 달 조합 총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도 1년여의 공사 중단 끝에 지난 3월 조합 총회에서 2566억원의 증액안을 의결하며 공사 재개에 합의했다.
총 공사비는 기존 5800억원에서 8366억원으로 44% 인상됐다. 이는 시공사가 당초 요구했던 74% 증액안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흑석9구역 재개발 현장 역시 현대건설과 조합 간 협상이 이뤄져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기존 공사비 4490억원에서 2029억원을 추가한 6519억원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들은 공사비 인상 억제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급등하는 공사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비지수는 2020년 대비 약 30% 급등했다. 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1년 117.37, 2022년 125.33으로 상승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130.45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건설사들의 수익성도 뚜렷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한 10대 건설사의 평균 공사 원가율은 94.06%로, 2023년 말(92.79%) 대비 1.27%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계는 통상 원가율 80% 수준을 안정적 수익 구간으로 판단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인건비 상승과 환율 불안 등 복합적 요인으로 공사비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조합과의 갈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더라도 손해를 감수하며 사업을 이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 도시정비사업 공사비 잇단 인상…수익성 악화에 건설사 압박 - 스페셜경제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사비 급등 여파로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 인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자재비·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
www.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