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측 말 바꿔…“민주노총 지회가 노조 탈퇴 종용 시작, 맞대응”

허영인 SPC 회장과 SPC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스페셜경제, SPC]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 측이 “피비노조의 파리바게뜨 지회(민주노총 지회) 탈퇴 권유가 정당한 맞대응이다. 여러 상황을 참작해봐야 한다”고 법정에서 천명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가 전날 노동조합,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허영인 회장과 SPC 고위급 임직원 등에 대해 진행한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노조 탈퇴 권유가 파리바게뜨 지회에서 먼저 시작했다. 피비노조 입장에서는 정당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지회가 2017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에서 최초로 생긴 제빵기사 노조로, 민주노총 소속이다. 피비노조가 같은 해 생긴 한국노총 소속 노조로 검찰에서는 이들을 회사가 구성한 어용노조로 보고 있다.

허영인 회장 등이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피비노조를 이용해 파리바게뜨 지회 조합원 570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운영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비노조가 2020년 12월 기준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이 가입한 다수 노조가 됐다. 이로써 회사와 협상에서 파바노조보다 강력하다.

허영인 회장 측 변호인이 “파리바게뜨 지회 입장에서 위기감이 고조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2021년 1월 파리바게뜨 지회가 피비노조 조합원을 상대로 탈퇴와 파리바게뜨 지회 가입 권유 작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회장 측 변호인이 “파리바게뜨 지회와 피비노조 사이에 이동이 있기는 하지만, 한달에 5명 미만이거나 없는 수준이다. 파리바게뜨 지회의 탈퇴 권유로 이후 한달 동안 32명이 피비노조를 나갔고, 이중 28명이 파리바게뜨 지회에 가입했다”고도 했다.

회장 측 변호인이 “피비노조 입장에서는 당연히 맞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파리바게뜨 지회의 활동을 인지한 전진욱 피비노조 위원장이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며 탈퇴 권유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지회에서 먼저 피비노조 탈퇴 권유 작업을 해서 이에 맞대응 했다는 게 허영인 회장 측 주장이다.

허영인 회장 측 측 변호인이 “황재복 대표가 두 노조 사이에 이 같은 문제가 생겼음을 보고 받았다. 회사가 노조 탈퇴 권유를 하도록 지시한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파리바게뜨 지회 탈퇴를 권유할 때도 불법은 없었다고 허영인 회장 측 변호인이 강조했다.

허영인 회장 측이 지난달 하순 첫 공판에서는 “불법적 수단을 동원해 탈퇴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허영인 회장이 민주노총 노조 활동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중, 2019년 7월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이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자 황재복 대표를 질책했다.

이어 허영인 회장이 한국노총 노조의 세를 키워 민주노총 노조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박탈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게 검찰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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