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으로 2주간 휴전 합의
국내 정유사 유조선 7척, 국적선사 4척 등 대기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원유 확보에 차질을 겪어온 국내 산업계 전반에 수급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10일 고시될 석유제품 3차 최고가격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과 국적선사 4척 등 총 11척이 대기 중이며, 이들이 운송 중인 물량은 약 1400만 배럴 규모다.
이들 선박을 포함해 해협에 묶여 있는 우리 선박은 모두 26척으로 파악됐다. 통항이 재개되면 해당 물량은 국내로 순차 반입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도착까지는 약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하역과 정제 과정까지 감안하면 국내 공급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통행 재개가 곧바로 수급 정상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뜻이지만, 중동산 원유 유입 재개 자체만으로도 공급망 불안 속에서 산업계에는 적지 않은 안도감을 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산업계는 미국과 브라질 등 17개국에서 대체 원유를 확보하며 대응해왔다. 확보 물량은 4월 5000만 배럴, 5월 6000만 배럴로 예년 대비 각각 60%, 70%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 정유 설비에 최적화되지 않은 경질유여서 한계가 뚜렷했다.
국내 정유 설비는 수입 원유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중질유 처리에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경질유를 활용하려면 추가 설비 개조가 필요하다.
정부는 정유사가 확보한 대체 원유를 비축 중인 중동산 원유와 교환해주는 스와프 제도를 통해 대응해왔으며, 현재까지 4개 정유사의 신청 물량은 3000만 배럴을 넘어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산 원유 도입이 재개되면 대체 물량 확보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원유 종류 불일치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 공정 효율 개선과 함께 원유 정제 부산물인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프타는 이른바 산업의 쌀로 불리며 종량제 봉투와 수액제 포장재 등 생활 밀착형 제품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하지만 그동안 약 45%를 수입에 의존해온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급 불안 우려가 커졌던 품목이다.
산업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호르무즈 운항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우리 유조선의 신속하고 안전한 통항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항로다. 이 해협 개방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보였고, 이는 국내 석유제품 3차 최고가격 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차 최고가격을 기준으로 직전 기간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 상승률과 제세금을 반영해 3차 최고가격을 정한다.
앞서 2차 최고가격은 1차보다 각 210원씩 오른 보통휘발유 1934원, 자동차용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설정됐다. 지난달 27일 2차 고시 이후 국제 휘발유 가격은 131달러에서 7일 기준 142달러로 8.4% 올랐고, 경유는 238달러에서 273달러로 14.7% 상승했다.
하지만 7일부터 가격이 일부 하락세로 돌아섰고, 휴전 협상 발표 이후인 8일 오전에는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6달러로 15% 급락하며 다시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이 같은 흐름이 가격 산정에 반영되면 3차 최고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와 별개로 공급망 리스크 관리도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종전 이후에도 뒤틀린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본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장의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는 전날 수액세트 제조업체 생산 현장을 찾아 원재료 수급과 제조 상황을 살폈고, 윤활유와 선박연료 공급 차질 우려와 관련해서도 석유제품 수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산업부는 기존 휘발유·등유·경유 중심으로 운영해온 오일 콜센터를 윤활유와 선박연료까지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3차 최고가격제 촉각…호르무즈 개방에 산업계 숨통 트일까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원유 확보에 차질을 겪어온 국내 산업계 전반에 수급 정상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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