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낙마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은행의 불법 대출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자, 우리금융 이사회가 분주해져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이 우리은행의 대규모 부당대출을 적기에 발견하지 못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실제 이복현 원장이 이사회가 임종룡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등,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 현 경영진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복현 원장이 “전임 회장 관련 대출이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것을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끼리끼리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해 있는데 조직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등 현 경영진의 경영 책임이 있지 않냐?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이사회나 주주가 묻는 게 맞다. 판단은 이사회, 주주가 할 몫이지 우리 몫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이 임종룡 회장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대신, 이사회와 주주 등을 압박해 당국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이사회 의무를 강조해 간접적으로 임종룡 회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셈이다.
결국 이사회가 임종룡 회장 거취에 대해 결단을 서둘러 내릴 전망이다. 이번 부당대출 사태의 해결이 지주의 미래가 걸린 사안이기도 해서다.
이를 고려할 경우 추석 전 임종 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손태승 전 회장이 2019년 지주 재전환 당시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이후 계열사를 늘렸고, 실제 최근에는 우리증권을 발족하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도 했다.
반면, 금감원이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을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복현 원장이 “동양생명, ABL명 인수가 민간회사의 계약이지만 인허가 문제가 있다 보니, 위험 요인이 있는지 금융위원회나 금감원과 소통했어야 하는데 우리금융이 그런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이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부당대출 등에 따른 내부통제 미비로 3등급 이하를 받으면, 향후 당국의 승인 심사에서 재무건전성과 경영관리 부족을 근거로 보험사 인수가 어려울 수 있다.
기획재재정부 차관 출신인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의 외풍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취임했지만, 역풍으로 낙마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주장이다.
한편, 손태승 전 회장도 금융당국이 지난해 초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며 고강도 압박을 가하자, 3연임을 포기했다. 당시 손태승 전 회장이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였으며, 행정소송 제기 후 3연임에 도전할지 고민했다.
결국 당국의 압박을 극복하지 못한 우리금융 이사회가 반대하면서, 손태승 전 회장이 3연임을 접었다.
지난해 윤종규 KB금융 전회장이 4연임을 포기했을 때도 이복현 원장이 셀프연임을 지적하면서 압박했다.
이복현 원장이 당시 “KB금융회장 선임 절차가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며 윤종규 전 회장의 4연임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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