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질감 탁월, 제로백7초대…완충으로 240㎞ 주파
​​​​​​​승차감도 우수,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회전력 보여줘
푸조 건기차 2008. [사진=정수남 기자]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 현 스텔란티스)가 1995년 한국에 상륙했다. 당시 동부(현 DB)익스프레스가 푸조를 수입해 판매했다. 1997년까지다. 이후 2003년 한불모터스가 발족하면서 프랑스 대중차 푸조가 국내 도로를 달렸다.
우리 정부가 2005년 경유 승용차 판매를 재허용하자, 푸조가 업계 최초로 407HDi를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을 노렸다. 당시만 해도 경유 엔진이 친환경 엔진으로 정평이 났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한불모터스가 국내 들여오는 모든 차량을 경유 차량으로 했다.
다만, 2015년 9월 디젤게이트(폭스바겐의 경유 차량 배기가스 조작사건)이 불거지면서 세계에서 경유 승용차가 추락했다. 각국이 경유 승용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데다, 경유 승용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이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유 엔진의 강자인 푸조도 전기자동차를 급조해 한국에서 팔았다. e-208과 e-2008이다.
푸조가 2015년 디젤게이트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 출시한 e-2008. [사진=정수남 기자]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푸조의 전기스포츠유틸리티차량(SUEV) e-2008을 타고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까지 왕복 100㎞를 올해 초 달렸다.

e-2008이 2003년 나온 내연기관 2008의 2세대를 기반으로 했으며, 당시 한불모터스가 e-208과 e-2008을 앞세워 2020년대 내수 확대를 노렸다.

이번에 시승한 e-2008GT가 2008을 기반으로 한 만큼 2008과 같은 체구다. 전장 4300㎜, 전폭과 전고 각각 1770㎜, 1550㎜다. 축 간 거리도 2605㎜로 같다.

다만, 모터와 배터리 등으로 공차중량이 1625㎏으로 기존 2008보다 무겁다.

e-2008이 기존 2008의 유전자를 계승하면서, 개성 넘치는 실내 디자인을 구현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같은 디자인과 같은 구성을 갖췄되 동력원을 다르게 가져가는 푸조의 전략으로 e-2008GT가 2008GT와 같다는 뜻이다.

덕분에 e-2008이 개성 넘치는 대담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소형 SUEV로 재탄생했다. e-2008이 기존 3008, 5008과도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소형 해치백 208과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e-2008 전면 디자인이 전기차의 감성을 살리는 엠블럼을 중심으로 독특한 프런트 그릴 디테일로 무장했다. 여기에 푸조의 시그니처 라이팅을 새긴 헤드라이트와 날렵한 그릴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e-2008이 순수전기차가 아니다. [사진=정수남 기자]

 

측면 역시 기존 2008과 같다. A필러 앞에 e를 부착한 게 다르다. e-2008의 후면 디자인이 푸조 SUV의 공통된 이미지를 제시한다. 푸조 브랜드 고유의 시그니처 라이팅을 더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램프 바, 깔끔한 트렁크 게이트 등이 시선을 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푸조 차량의 매력이 실내 공간 구성이다. 문을 열고 1열을 보면 동급에서 가장 세련되고 역동적인 공간이 자리한다. 기존 i-콕핏으로 표현하던 실내 공간이 i-콕핏 3D로 개선하면서, 세련미를 가졌다.

대시보드 등에 라임 색의 스티치, 앰비언트 라이팅 등을 더해 공간 매력을 더했다. 여기에 3D 헤드-업 클러스터, D-컷 운전대 등도 눈길을 끈다,

2열을 접으면 적재공간이 700ℓ 이상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소박하다. 운전자를 향해 살짝 비튼 디스플레이 패널과 깔끔한 스타일의 컨트롤 패널의 직관적이다. 게다가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디스플레이 패널 위에서 접촉만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아울러 이전의 푸조 차량과 달리 준수한 음향 시스템도 e-2008의 강점이다.

e-2008GT의 적재 공간이 360ℓ지만, 2열 좌석을 6대 4로 접을 수 있다. 2열을 접으면 적재 공간이 2배로 늘어 야외활동을 위한 짐을 넉넉하게 실을 수 있다.

1열의 경우 직관적으로, 운전의 편하다. [사진=정수남 기자]

 

푸조 e-2008GT의 완충에 따른 주행거리(240㎞)가 다소 아쉽다. e-2008이 장거리가 아닌 출퇴근용으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e-2008이 100㎾급 전기 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과 26.5㎏·m을 구현했다. e-2008이 50㎾h 리튬-이온 배터리도 탑재했다.

시동을 걸자 여느 전기차처럼 e-2008도 조용하다.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속도를 높이자, 역시 전기차의 빠른 응답성으로 e-2008이 빠르게 속도를 올렸다. 제로백이 7초대다. 테슬라 모델 X의 제로백이 4.9초인 점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위부터)충전구와 전비. e-2008의 아쉬움이 전비다. [사진=정수남 기자]

서울양양고속국도를 잡고 e-2008의 속도를 더 올리자, 점진적으로 전개하는 출력 셋업으로 차량이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인다. 통상 내연기관 차량에서 나타나는 킥다운 현상이 e-2008에는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e-2008이 노멀과 효율, 스포츠 주행 기능이 있어, 운전자의 성향과 노면 등을 살펴 주행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A 필러 하단에 자리한 e가 기존 2008과 다르다. [사진-정수남 기자]

 

e-2008이 주행 중에 기어 시프트 레버를 한번 더 당기면 배터리 충전에 힘을 더하는 회생 제동 모드(B)가 된다. 적극적인 회생 제동을 느낄 수 있는 점도 e-2008을 모는 재미다.

상대적으로 회전 구간이 많은 서울양양고속국도에서 경쾌하면서도 민첩한 e-2008 특유의 조향 감각을 시험했다. 고속으로 급회전해도 e-2008이 운전대를 꺾는 만큼만 앞으로 치고 나간다. 1625㎏의 중량이 더해지면서 묵중한 주행 질감에, e-2008이 언더스티어링, 오버스티어링 없이 정교한 회전을 보여준다. e-2008이 조향에 따른 차체의 반응, 움직임이 민첩하고 날렵한 셈이다.

폭 215㎜, 평평비 60% 래디얼 미쉐린 타이거가 17인치 알로이 휭에 실렸다. [사진-정수남 기자]

 

e-2008이 SUV지만 낮은 무게 중심으로 안정적인 회전도 강점이다. e-2008이 다루기 좋은 차라는 느낌이다.

이외에도 e-2008 승차감 최고급 세단에 밀리지 않는다. 이전 2008이 합리적이고 경쾌한 차량이라면, e-2008이 승차감까지 잡았다고나 할까?

아쉬운 점이 주행거리인데, e-2008GT의 평균 전비 4.3㎞/㎾h로 완충으로 237㎞밖에 달리지 못한다. 일상 주행에서 충분하지만, 심리적인 아쉬움이 있다.

e-2008이 2030 세대에는 부담 없는, 4050 세대에는 두번째 차량으로 적합하다는 게 이번 시승 결론이다.

 

 

 

 

 

[스페셜 시승] 푸조 첫 전기 SUV e-2008…2030 세대에 딱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푸조의 전기스포츠유틸리티차량(SUEV) e-2008을 타고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까지 왕복 100㎞를 올해 초 달렸다.e-2008이 2003년 나온 내연기관 2008의 2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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