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분할…유, 주력 백화점 對 용, 이마트 등 맡아
2019년 경영 전면 나서…주력 百, 실적기복 심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순이익, 두 자릿수 급감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로 분리하고, 신성장 도모”
제계 “장자 승계원칙, 정용진 회장의 패배로 읽혀”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그동안 실적 부침으로 동생 정유경 회장에 밀렸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그룹을 최근 분할하면서 주력인 백화점 부문을 정유경 회장에 맡겨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1993년 창립 이후 31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남매 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정유경 회장이 주력인 ㈜신세계의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의류, 미용, 면세와 아웃렛 사업 등을,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을 각각 맡는다.
정유경 회장이 그룹의 주력인 신세계백화점을 맡으면서, 정용진 회장이 밀렸다는 게 재계 일각의 풀이다.
이로써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각각 계열 분리하면서, 남매의 독자 경영 시대를 열었다. 정용진 회장이 2009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온 이후 실적 기복이 심해서다.
실제 코로나19 1년차인 2020년 신세계가 연결기준 매출 4조7693억원, 영업이익 885억원으로 전년보다 33.9%(2조1649억원), 81.1%(379억원) 각각 급감했다. 이에 따른 이 기간 신세계의 영업이익률이 7.3%에서 1.9%로 추락했다. 이는 정용진 당시 부회장이 1000원어치를 팔아 19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통상 영업이익이 경영 능력을 말한다.
당시 감염병 정국임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같은 해 국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률(5%)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같은 해 신세계가 순손실(691억원)로 전년 순이익(5931억원)을 잇지 못하고 적자 전환했다.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업계 3위 현대백화점의 같은 해 순이익이 1억원이다.
정용진 회장의 실적이 이후 개선했지만, 기복이 심하다.
2021년, 2022년, 2023년 매출이 각각 6조3164억원, 7조8128억원, 6조3571억원이라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174억원, 6454억원, 639억원이다. 이를 고려한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각각 8.2%, 8.3%, 10%를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감소 폭(18.6%)이 영업이익 감소 폭(0.9%)보다 커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
순이익 기복이 더 심하다. 같은 기간 3889억원, 5476억원, 3120억원이라서다.
정용진 회장의 올해 실적도 이 같은 계열 분리를 불렀다.
전년 동기대비 3분기 누적 매출이 2.4%(4조6368억원→4조7492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3.9%(4338억원→3734억원), 16.6%(2691억원→2243억원) 각각 감소했다. 이 기간 신세계의 영업이익률도 9.4%에서 7.9%로 하락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 주가가 약세인 이유다. 신세계의 주당 주가는 9월 30일 16만49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고를 기록했지만, 12일에는 13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아 “신세계가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영업 면적을 넓히면서 임차료 비용 증가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이를 상쇄할 매출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신세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종전보다 14% 낮췄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분할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다. 그룹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으로 각각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가 이와 관련, “국내 주요 기업의 경우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 정유경 회장이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맡은 것은 남매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이명희 총괄회장의 의도와 함께 정용진 회장의 패배로도 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세계가 올해 상반기 현재 53개 계열사에 공정자산 62조510억원으로 재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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