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승계 방식 두고 공시 회피 의혹 확산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엔젠바이오가 누리팜(현 엔젠파마)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 승계 구조를 활용해 공시 의무를 회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형식상 지분 인수 금액은 13억원 수준이었지만 실제로는 70억원이 넘는 차입금을 함께 떠안으며 실질 거래 규모가 90억원 안팎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외부평가와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절차를 피하기 위해 거래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젠바이오는 지난해 9월 누리팜 지분 100%를 13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흡수합병 절차를 거쳐 지난달 누리팜 합병을 완료했다.
문제는 거래 구조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상장사는 자산총액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자산 양수도를 결정할 경우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엔젠바이오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약 329억원으로, 단순 지분 인수 금액인 13억5000만원만 적용할 경우 비율은 4.1%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누리팜이 보유하고 있던 약 77억원 규모 차입금까지 포함하면 실질 거래 규모는 약 9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는 엔젠바이오 자산총액의 27%를 넘는 수준이다.
누리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차입금은 대부업체 동그라미파이낸스 대출로 확인됐다. 엔젠바이오는 누리팜 흡수합병 이후 해당 채무를 사실상 승계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투자자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주요사항보고서가 제출될 경우 차입금 부담과 실질 거래 규모, 외부평가기관의 적정성 검토 결과 등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계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기업 인수 시 기업가치 산정에 자기자본과 채무를 함께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계약 구조상 취득가액을 낮게 설정할 경우 공시 기준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엔젠바이오는 공시 회피 목적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PPA 평가 과정에서 외부평가기관이 DCF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했고 평가금액은 12억7500만원이었으며 관련 공시 의무 요건 역시 충분히 검토한 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누리팜은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법인의 자산과 부채가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여서 차입금 역시 피인수법인의 기존 채무를 자연스럽게 승계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다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누리팜은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6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과거 관리종목 지정 회피를 위해 베이커리 업체를 인수했던 셀리드사례도 함께 거론하고 있다.
셀리드는 당시 외형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영업권 손상과 재무 악화 부담을 떠안은 바 있다.
엔젠바이오는 기술성장특례로 상장한 기업으로, 지난해까지 매출액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를 적용받았다. 올해부터는 연 매출 30억원 미달 시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회사는 누리팜 인수와 관련해서도 병원·약국 유통 네트워크의 전략적 가치와 회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며 현재 엔젠파마는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어 중요한 손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제출될 증권신고서를 중심으로 실질 인수가액과 공시 기준 적용의 적정성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금번 이사회를 통해 3대 1의 비율로 무상감자와 약 22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무상감자는 회사 자산이 외부로 유출되는 유상감자가 아니라 누적된 결손금을 보전해 재무건전성을 한층 강화하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해 앞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필요한 탄탄한 도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엔젠바이오 공시 회피 논란…13억원 인수 뒤 숨은 90억원 부담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엔젠바이오가 누리팜(현 엔젠파마)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 승계 구조를 활용해 공시 의무를 회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형식상 지분 인수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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