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단협 통지만으로 5년간 면책
담합 금지 원칙 예외 확대 논란 여지
소비자 피해·공급망 차질 사후통제 관건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정부가 소기업·소상공인의 단체협상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 적용을 원칙적으로 면제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개별 사업자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대등하게 협상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공동 대응을 허용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소기업·소상공인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을 상대로 단체협상에 나설 경우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협상 참가자가 모두 소기업·소상공인이라면 공정위에 참가자와 상대방, 협상 내용을 통지하는 것만으로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면제 기간은 5년이다.
중기업이 포함된 단체협상은 거래의존도 등 일정 요건을 확인한 뒤 신고를 수리하는 방식으로 허용된다. 이 경우 효력은 3년이며 가격과 거래조건, 거래량, 거래지역에 대한 공동 합의는 물론 공동 납품거부 등 단체행동도 원칙적으로 인정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하도급업체들이 원청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에 공동 대응하거나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들이 수수료와 정산주기 등을 함께 협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동안 경제적 약자들은 공동 협상 과정에서 담합으로 제재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웠다.
다만 이번 개편은 공정거래법의 담합 금지 원칙에 예외를 확대하는 성격도 갖는다. 가격과 거래조건 공동 결정이 어디까지 정당한 단체협상인지에 대한 기준이 향후 제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 단체협상은 사전 심사 없이 통지만으로 최대 5년간 면책을 받을 수 있어 공정위의 사전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용 범위를 벗어난 행위가 단체협상 형식을 빌려 이뤄질 경우 초기 남용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기업이라 하더라도 특정 지역이나 특정 산업에서는 시장 영향력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자동차와 반도체, 배터리 등 공급망이 촘촘한 산업에서는 일부 핵심 부품 공급업체의 공동 납품거부만으로도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 등 중대한 부작용이 우려될 경우 임시중지 명령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급 차질이나 가격 상승이 단체협상 때문인지 입증하는 기준과 '소비자 이익의 현저한 침해' 범위를 하위 법령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나 가맹점주처럼 거래 구조가 복잡한 분야에서는 B2B 협상 결과가 소비자 가격과 서비스 품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거래의존도 30% 기준 등 중기업 참여 요건 역시 실제 협상력 열위를 충분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노동조합과 일정 요건을 충족한 노무제공자의 행위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계획이다. 향후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고용 형태에 대한 적용 기준도 함께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부터 관련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고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통해 세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정책 취지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쟁 질서와 소비자 보호를 함께 담보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 소상공인 담합 면제 추진…협상력 강화 시험대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정부가 소기업·소상공인의 단체협상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 적용을 원칙적으로 면제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개별 사업자가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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