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자산운용, 자본배분·내부거래 개선 요구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 영원무역은 1조8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금융자산을 보유하고도 낮은 배당과 불투명한 내부거래, 오너 일가 중심의 보상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행동주의 펀드 쿼드자산운용은 57페이지 분량의 주주서한을 보내 자본배분과 지배구조 전반의 개선을 요구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쿼드자산운용은 영원무역 보통주 1.7%를 보유한 주주로, 지난해 10월부터 회사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변화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효율적인 자본배분과 불필요한 내부거래 해소, 일반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보상 체계 구축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영원무역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1조5083억원으로 집계됐다. 골드윈·한진칼 등의 보유 주식과 금융자산 3112억원을 더하면 총 1조8195억원으로, 이는 지난 7일 기준 시가총액 3조221억원의 48.8%에 해당한다.
쿼드자산운용은 막대한 자금이 투자나 주주환원에 활용되지 않고 회사 내부에 쌓이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원무역의 ROE는 2014년 14.1%에서 2024년 7.6%로 하락했고, 2025년에도 10.4%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지배주주 순이익은 1281억원에서 4922억원으로 3.8배 늘었지만 지배주주 자본은 9721억원에서 4조923억원으로 4.2배 증가했다. 이익보다 자본이 더 빠르게 불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이른바 ‘자본 과식’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낮은 배당 성향도 자본 효율성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혔다. 쿼드자산운용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2014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배당 성향은 12.9%로, 2025년에도 18.7%에 그쳐 한세실업의 41.2%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영원무역은 2027년까지 배당 성향을 25%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쿼드자산운용은 재무적 안정성을 고려하면 더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금 활용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저평가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거래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영원무역은 2025년 1분기 매출이 없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8억원이던 방글라데시 소재 SI 기업 TVL 지분을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과 영원무역홀딩스에 약 1억2000만원에 매각했다.
TVL은 매각 직후인 2025년 2분기부터 영원무역과 거래를 시작해 연간 매출 96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은 같은 해 TVL과의 거래에서 기타비용 95억2695만원을 인식해 매각 이후 일감이 집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룹 최상단 비상장사 YMSA를 둘러싼 내부거래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YMSA는 성래은 부회장이 50.1%, 성기학 회장이 49.9%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쿼드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YMSA 매출의 평균 89%가 영원무역과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상장사 영원무역이 창출한 사업 기회와 수익이 최대주주 소유 비상장사로 이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경영 성과와 오너 일가 보수 사이의 괴리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성래은 부회장의 급여는 2022년 11억원에서 2025년 25억원으로 127.3%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원무역 영업이익은 8230억원에서 5144억원으로 37.5% 감소했다.
상여 지급 기준의 일관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영원무역은 2024년 자회사 SCOTT의 순손실이 2106억원에 달했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 등을 근거로 성 부회장에게 40억원의 상여를 지급했다.
2025년에도 SCOTT은 12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성 부회장은 33억원의 상여를 받았다. 성 부회장의 2025년 보수 총액은 58억원으로 이민석 영원무역 사장의 6억원보다 9.6배 많았다.
쿼드자산운용은 총주주수익률(TSR)과 목표 ROE,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경영진 보상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도입해 주가와 장기 성과에 따라 보상을 결정하고 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요구다.
다만 영원무역의 본업 실적 전망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와 온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매출이 1조1944억원, 영업이익이 18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만원을 유지했다.
영원무역은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검토하고 있으며 쿼드자산운용이 제시한 답변 시한은 오는 7월 31일이다. 견조한 사업 경쟁력에도 자본배분과 내부거래, 보상 체계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저평가가 이어질 수 있어 사측의 대응이 향후 주가와 주주 행동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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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무역 곳간 1조8천억원…주주환원 압박 고조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 영원무역은 1조8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금융자산을 보유하고도 낮은 배당과 불투명한 내부거래, 오너 일가 중심의 보상 체계를 이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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