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산업개발 부진에 그룹 재무체력 시험대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 대방건설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매출과 16%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중견 건설사 가운데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핵심 시행 계열사인 대방산업개발의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확대되면서 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1177억원, 영업이익 18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9%, 영업이익은 62.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도 16%를 웃돌았다.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와 원가 관리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대방건설의 개별 실적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반면 그룹의 핵심 시행 계열사인 대방산업개발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2030억원으로 전년보다 4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66.7% 줄었으며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대방산업개발의 실적 악화는 포항 펜타시티와 경기 시흥 거모지구, 양주 옥정지구 등 주요 사업장의 분양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PF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동시에 압박받는 구조다.
특히 준공 이후에도 물량이 소진되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은 시행사의 유동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계속 발생하지만 분양대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추가 차입이나 계열사 지원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방산업개발은 최근 5년간 대방건설로부터 약 6700억원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597%까지 상승해 시행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본사 자금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열사 간 자금 대여는 건설업계에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지만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 지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대방산업개발의 회복이 늦어질수록 대방건설이 벌어들인 이익이 신규 투자보다 그룹 유동성 방어에 우선 투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PF 신용보강 규모도 잠재적인 부담으로 지목된다. 대방건설의 PF 신용보강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회사 브리지론에 대한 수백억원 규모의 연대보증도 존재한다.
현재 PF 신용보강과 연대보증은 우발채무로 분류되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거나 미분양이 장기화할 경우 실제 채무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PF 우발채무가 유동성 위기로 번진 사례가 이어진 만큼 시장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방그룹의 가족 중심 지배구조도 지속적인 관심 대상이다. 대방건설은 창업주 구교운 회장의 아들인 구찬우 대표가 최대주주이며 대방산업개발은 구 회장의 딸과 며느리 측이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를 가족 구성원들이 나눠 지배하는 비상장 기업집단 구조인 만큼 내부거래와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의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문제와 별개로 의사결정 과정과 자금 이동에 대한 시장의 감시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과거 공공택지 거래를 둘러싼 이른바 ‘벌떼입찰’ 논란은 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정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방건설이 공공택지를 대방산업개발에 유리한 조건으로 전매해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해당 처분을 취소했고 형사사건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공급가격 그대로 전매한 행위를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분양이익 역시 거래 당시 지원 효과가 아니라 사업 수행 결과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방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신사업을 둘러싼 시선도 엇갈린다. 대방산업개발은 자체 F&B 브랜드 ‘대방장’과 프리미엄 스터디카페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모델하우스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을 활용해 식음료와 교육 서비스를 결합하는 사업 모델이지만 건설·시행업과 다른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미분양과 PF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본업과 거리가 있는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방건설은 계열사 간 자금 거래가 공공택지 낙찰과 신규 공동주택 사업의 초기 토지대금 납부를 지원하기 위한 정상적인 내부 자금 운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법령과 회계기준에 따라 적정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PF 신용보강도 사업성과 분양 현황을 점검하며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공공택지 거래에 대해서는 법원의 무죄 판결과 공정위 처분 취소를 통해 관련 의혹이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약 4000가구 규모의 분양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시장 신뢰에 부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향후 대방그룹의 재무 흐름은 하반기 분양 성과와 기존 미분양 해소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신규 공급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PF 부담과 계열사 자금 지원 규모가 완화될 수 있지만 분양 침체가 이어지면 대방산업개발의 유동성 압박이 대방건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대방건설의 1조원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률은 그룹의 버팀목이지만 시행 계열사의 부진과 대규모 PF 신용보강은 기업가치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시장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형 성장보다 미분양 축소와 계열사 의존도 완화, 우발채무 관리 등 그룹 전체의 재무 체질 개선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대방건설, 1조원 매출 뒤 미분양·PF 부담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 대방건설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매출과 16%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중견 건설사 가운데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핵심 시행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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