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학·구경모 지분증여 시기부터 배당 증가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쿠쿠그룹이 배당을 확대해 사주가의 증여세 납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배당을 확대한 시기가 사주가의 대규모 지분 증여가 시기와 겹쳐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쿠쿠홀딩스의 배당성향이 2022년 21.3%로, 전년(15.02%)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배당성향 역시 전년보다 7%포인트 상승한 28.3%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도 2022년 4.8%(전년比 3.6%↑), 지난해 6.6%다. 통상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이면 고배당이다.
쿠쿠홀딩스 계열사인 쿠쿠홈시스의 배당성향도 2021년 9.58%에서 2022년 13.68%로, 다시 2023년은 14.79%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쿠쿠홈시스의 배당수익률도 1.68%, 2.2%, 3.7% 등으로 지속해 상승했다.
이 같은 배당 강화가 구본학 대표 등 사주 일가의 대규모 지분 증여와 맞물린다.
구본학 대표가 부친 구자신 쿠쿠홀딩스 회장의 쿠쿠홀딩스, 쿠쿠홈시스 지분 전량을 증여받은 다음, 자녀 경모 씨에게 쿠쿠홈시스 주식 일부를 넘겼다. 경모 씨가 구본학 대표 동생인 본진 제니스 대표에서도 쿠쿠홀딩스 지분을 받았다.
구본학, 경모 부자의 주식 증여에 따른 증여세 부담을 낮추려고 양사가 의도적으로 배당 수준을 높인 것이라는 게 업계 일각의 주장이다. 구본학, 경모 부자가 내야 할 증여세가 400억원대라서다.
2022년 쿠쿠홀딩스(-19.4%)와 쿠쿠홈시스(-32.3%) 순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악화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구본학 대표가 현재 쿠쿠홀딩스 최대주주이자 쿠쿠홈시스 2대주주다. 그가 올해 양사에서 받은 배당금이 213억원으로, 지난해(161억원)보다 32.8% 늘었다. 경모 씨가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에서 받은 배당금이 20억원으로 전년(16억원)보다 25% 급증했다.
이들 부자의 2022년, 2023년 배당금이 410억원으로, 증여세를 내고도 남는다.
쿠쿠그룹 관계자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 확대 정책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요 기업이 주자기치 극대화라는 명목으로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대주주인 사주가의 배를 불리는 정책이라는 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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