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밀가루 시장 점유율 87.7% 차지
가격안정 보조금 받고도 담합 지속
중력분 가격, 3년새 최대 74% 상승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6년간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제분사 7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총 6710억4500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공정위 담합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의 과징금이다.
제재 대상은 대한제분, 씨제이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7개 업체다. 공정위는 이들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면·제과·제빵업체 등에 공급하는 B2B용 밀가루 가격과 공급물량을 사전에 합의해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업체는 2024년 기준 국내 B2B 밀가루 시장 점유율 87.7%를 차지하는 과점 사업자들이다. 특히 대한제분·씨제이제일제당·사조동아원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62%에 달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총 24차례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기, 거래처별 공급물량과 공급순위 등을 합의했다. 대표급과 실무급 회합도 총 55차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은 2018년 대한제분이 농심에 낮은 견적을 제시하며 공급물량 경쟁이 격화된 이후 시작됐다. 이후 상위 업체들이 가격 유지와 물량 안정 확보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2020년부터는 하위 업체들까지 가담하면서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 담합으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제분사들이 국제 원맥 가격 변동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원맥 가격이 오를 때는 판매가격 인상 시점과 폭을 신속히 맞췄고, 반대로 원맥 가격이 하락한 이후에는 가격 인하를 늦추는 방식으로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는 판단이다.
특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총 471억원 규모의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금을 지급하던 시기에도 담합이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가격 동결이나 최소 인상 조건을 충족할 경우 상승분 일부를 지원했지만, 업체들은 담합 구조를 유지한 채 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결과 2022년 9월 기준 밀가루 중력분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말 대비 업체별로 최소 38%에서 최대 74%까지 상승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사조동아원이 1830억9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한제분 1792억7300만원, 씨제이제일제당 1317억100만원, 삼양사 947억8700만원 순이었다. 이어 대선제분 384억4800만원, 한탑 242억9100만원, 삼화제분 194억48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단순 시정명령 외에 ‘가격재결정 명령’도 함께 내렸다. 제분사들은 3개월 내 담합 이전 경쟁질서를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정하고 그 근거를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향후 3년간 가격 변경 내역도 연 2회 서면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이미 제분사 7곳과 관련 임직원 14명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들 업체는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적발돼 과징금과 형사 고발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원가 상승분은 빠르게 반영하고 하락분은 늦게 반영해 수익을 극대화한 사례”라며 “소비자 밀접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재결정 명령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복되는 담합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공정한 경쟁 질서가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제분업계 7곳 6년 담합 적발…공정위 과징금 6710억원 부과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6년간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제분사 7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총 6710억4500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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