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예고했던 고율 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 일시적 완충 기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중국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되며 애플이 직격탄을 맞게 됐고, 삼성전자·구글·모토로라 등 주요 제조사들은 발 빠른 생산기지 전환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번 관세 유예 조치에 따른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공급망 전략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전체 생산량의 60%가량을 조달하고 있어 관세 충격에 노출돼 있었지만, 유예 결정으로 일정 부분 숨통이 트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산 제품에 46%의 고율 관세를 예고했지만, 향후 90일 동안은 일괄적으로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기로 했다.
삼성은 유예 기간을 활용해 생산거점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 내 보유 중인 2곳의 생산공장 중 한 곳은 여유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타 제조사보다 빠르게 이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인도는 상호 관세율이 26%로 상대적으로 낮아 대체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구미 공장 역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는 고율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한미 간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 조건이 유리하게 조정된다면 한국산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출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생산의 약 90%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된 유일한 국가로, 아이폰을 포함한 중국산 전자제품은 최대 125%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관세 면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애플이 대상이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구글과 모토로라는 생산기지 다변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다. 구글은 중국 대신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으며, 현지 EMS 파트너와의 협업 체계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모토로라는 브라질과 인도에 생산시설을 분산하고 있는데, 브라질산 제품에는 가장 낮은 수준인 10%의 관세가 적용돼 안정적인 수출 기지로 주목받는다.
업계는 이번 관세 유예 조치를 단기적인 완충 장치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90일 후 고율 관세가 전면 적용될 수 있으며,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들의 대응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주요 제조사들이 생산기지 이전을 서두르며 ‘포스트 관세 시대’에 대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 부사장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브랜드들이 살아남으려면 생산기지 다변화뿐 아니라 기술력, 투자역량, 정책 협상력까지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관세 유예에 삼성 ‘숨 고르기’…애플은 중국 의존에 타격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예고했던 고율 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 일시적 완충 기간이 주어졌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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