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환율에 흔들리는 건설업계…원자재값·공사비 ‘이중고’

스페셜경제의 T스토리 2025. 4. 11. 12:33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주택 공급 차질·분쟁 우려 확산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볼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건설업계가 자재 수입 비용과 공사비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철근과 시멘트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요 건설 자재의 가격이 환율 상승에 따라 가파르게 오르면서, 공사 현장 곳곳에서 비용 갈등과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11일 발표한 ‘환율 급등에 따른 건설공사비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레미콘과 철강 등 주요 중간재 수입 가격은 매달 6~9%씩 상승 중이다.

환율 상승이 본격화된 이후 자재 조달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는 완제품 수입 비중이 낮지만, 철광석과 석탄, 유연탄 등 원재료는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시멘트 생산에 필수적인 유연탄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폭등했던 가격이 최근 다소 하락했지만, 높은 환율 탓에 실제 체감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급 건축 자재인 유럽산 석재나 일본산 세라믹 타일 등도 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고급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공사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일부 현장에서는 시공사와 발주처 간 비용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주택 공급 일정이 지연되고, 이는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환율이 10% 오를 경우 건설 수입품 가격은 0.34%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의 수입 의존도는 3.4%로, 농업·임업 수준과 유사할 정도로 낮다”며 “제조업처럼 부품이나 원자재를 조립해 제품을 만드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간접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건설업에서 사용하는 국산 자재 대부분은 다른 산업에서 공급되는데, 이들 산업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상승의 간접적인 비용 전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율이 10% 오를 경우, 다른 산업의 비용 증가가 건설업에 미치는 2차적 영향은 0.5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박 연구위원은 “철근과 봉강처럼 수입 비중이 높은 자재는 전체 건설 자재의 15%에 달한다”며 “이들 자재에 대해서는 환율 보험이나 환헷지 금융상품 등 리스크 관리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비축 물량 확대, 수입국 다변화 등으로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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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볼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건설업계가 자재 수입 비용과 공사비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철근과 시멘트 등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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