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일본중앙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8월 초 국내증시를 덮쳤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또 부상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2500선에서 오르내리던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9일 1.95%, 2일 0.06% 각각 하락하며 2450선까지 내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따른 불안 확대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앤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일본은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형성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던 BOJ가 3월 기준금리를 0.1%로, 7월 0.25%로 각각 올렸다.
이로 인해 해외로 나간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는 엔캐리 청산이 가속화했고, 8월 5일 세계에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역시 전거래일 대비 8.77% 하락했다.
8월 1일까지만 해도 장중 279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지수가 이틀 만에 장중 2380선대로 내려앉았다.
BOJ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이와 관련, "데이터가 (추가 금리 인상에)가까워지고 있다. 엔화가 더 떨어지면 리스크가 크다"며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달 중순 달러당 156엔대였지만, 지난달 말 150엔 아래로 떨어졌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이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소식에 엔캐리 청산 공포가 되살아났다. 엔달러 환율이 150선을 이탈했고, 코스피도 맥없이 2450선을 이탈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시금 불거진 엔화 강세 압력 확대는 코스피 투자 심리와 수급을 극도로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다만, 8월 초와 같은 급락세를 걱정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시 엔캐리 청산 매물 출회가 충격으로 이어졌던 이유는 5주 만에 20만건이 넘는 계약이 엔화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현재 매수 여력은 당시의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일본이 트럼프의 정책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1기에 비해 비교적 높은 미국 달러 수준을 감안할 때, 미국은 달러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BOJ의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엔캐리 청산 우려는 남아 있다. 일본의 추가 인상과 미국-일본 기준금리 축소 국면에서 엔화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엔화 강세 반전은 미국 기술주와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등 중국과 갈등, 보호무역 등을 시사한 점도 우리 증시에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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