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기준금리 2.75% 동결…경기 둔화에도 통화정책 ‘신중 모드’

스페셜경제의 T스토리 2025. 4. 17. 13:46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 불확실성…정책 판단 유예
수출 둔화·내수 부진에도 외환시장 불안정성 고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수준이 높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5월 중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75%로 동결하며 당분간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발 정책 불확실성과 외환시장 불안이 맞물리면서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미 기준금리 차는 1.75%포인트로 그대로 유지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뒤, 1월 동결을 거쳐 2월에 추가 인하에 나선 바 있다.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며 수출 환경이 악화됐고, 국내에서는 정치 불확실성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무를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한은이 당장 인하를 선택하지 못한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도 높은 관세 조치를 예고했지만, 실제 발효까지 유예기간이 남아 있어 그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 여력을 남겨두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상단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연내 1~2차례의 추가 인하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대응 폭이 줄어드는 만큼, 한은의 신중함이 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통위가 동결을 택한 또 다른 이유는 환율 불안정성이다. 한때 1,487.3원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20원대로 떨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한 마디에 30원이 넘게 출렁이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 환율 변동성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한 점도 고려됐다. 미국 내부에서도 고물가와 성장 둔화 우려가 교차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를 이유로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과 물가 상황도 금통위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집값은 지난달 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후속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물가 역시 산불, 이상기후 등 요인이 겹치며 2%대를 상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환율 불확실성이 일정 수준 해소된다면 더 이상 인하 시점을 늦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6월 조기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5월 회의인 만큼 정치적 부담과 추경 규모 확정 여부 등도 주요 고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수준이 높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5월 중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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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75%로 동결하며 당분간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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