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한국은행이 17일 열리는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7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정책과 미·중 갈등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은이 당분간 정책 여력을 보존하며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흐름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내수 부진에 더해 미 고율 관세로 인한 수출 충격, 미·중 갈등 장기화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선 1.4% 수준조차 하회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그럼에도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높아진 불확실성 속 정책 효과 점검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최근 3차례 연속 인하 조치에 따른 파급 효과를 지켜보는 동시에, 환율·물가·부동산 등 주요 거시 변수의 흐름을 보다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환율 시장의 변동성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달러지수가 100선 초반으로 내려앉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20원대를 기록하며 고점 흐름을 지속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대응, 미 국채 금리 약세 등으로 하루에도 수십 원씩 등락하는 시장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는 자칫 환율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변수다. 서울 집값은 지난달 기준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한은은 관련 대출 증가가 2분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상기후와 산불 여파로 물가 변수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가 여전히 불투명한 점도 한은의 신중한 행보에 힘을 싣는다.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트럼프발 관세 압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제롬 파월 의장은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한미 금리차 확대와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가 지난 1월 금통위의 '동결+신중 발언' 기조를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모두발언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에 대한 경기 진단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편관세 부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환율과 부동산, 가계부채 동향을 고려할 때 금리 동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은, 4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유력…“불확실성 속 정책여력 유지”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한국은행이 17일 열리는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7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정책과 미·중 갈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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