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석유류·가공식품 가격 부담 가중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했다. [사진=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세를 유지하며 물가 안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외식물가 등의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1월(2.2%)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9월(1.6%), 10월(1.3%), 11월(1.5%), 12월(1.9%)까지 1%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환율 상승과 국제 정세 등의 영향으로 다시 2%대로 올라섰다.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6.3% 상승하며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1월(7.3%) 대비 상승폭은 줄었지만, 휘발유(7.3%)와 경유(5.3%) 등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는 2.9% 상승하며 2024년 1월(3.2%)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특히 빵 가격이 4.9% 올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3.1% 오르며 가계 부담을 늘렸다.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7%)는 상승했으나, 전기료는 -0.4% 하락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농산물 가격은 1.2% 하락했으나, 축산물(3.8%)과 수산물(3.6%)은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돼지고기(7.6%), 배추(65.3%), 귤(15.5%), 무(89.2%), 배(21.9%), 당근(59.6%)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파(-31.1%), 토마토(-19.5%), 감(-27.7%), 딸기(-6.9%), 오이(-14.8%), 쌀(-3.3%), 바나나(-11.4%) 등은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집세(0.7%)와 공공서비스(0.8%)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개인서비스(3.0%)가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외식비(3.0%) 상승이 지속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이 가중됐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환율과 국제 유가 변동이 향후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전체 물가지수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근원물가는 1.8%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식품 원료 할당관세, 농수산물 비축·방출, 할인지원 등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주요 품목별 물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가격 불안 품목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3.0%), 일본(4.0%), 영국(3.9%), EU(2.8%)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와 기상 여건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정부는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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