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연체율 상승에 자영업자 대출 위축…은행, 리스크 회피 가속

스페셜경제의 T스토리 2025. 5. 8. 11:12
자영업자 대출, 계절 수요에도 전년 대비 급감
5대 은행 대출 증가 전환했지만 연초 대비 순감소

[사진=뉴시스]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권이 자영업자 대출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출 증가세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은 ‘돈줄 조이기’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4월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4조8239억원으로 전월 대비 356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반등에 성공했지만, 증가 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오히려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말(325조6218억원)과 비교하면 약 7979억원 줄어들었다.

이는 월 평균 약 1995억원씩 대출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지난해 1~4월에는 같은 항목에서 3조5696억원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어, 자영업자 대출이 이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통상 연초는 설 연휴와 신학기 준비 등 계절적 요인으로 자영업자들의 자금 수요가 확대되며 대출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실제로 지난해 4월에는 한 달 동안 자영업자 대출이 1조4083억원 증가했지만, 올해 4월에는 이 수치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의 리스크를 크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주요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고등이 켜졌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0.51%로,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들은 연체 위험이 낮은 대기업 대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4월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6조3443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3272억원 증가하며 석 달 만에 최대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체 기업 대출 증가분(6조695억원) 가운데 약 71%가 대기업 대출에서 발생한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한 달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을 제외한 증가액은 1조3856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4월 증가폭(3조3481억원)에는 한참 못 미쳤다.

은행권의 자금 운용이 이처럼 보수적으로 흐르는 배경에는 건전성 확보에 대한 압박이 자리잡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산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방어가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자영업자,영세 중소기업 대출은 리스크 가중치가 높아 은행 입장에서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한,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보수적 태도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들이 CET1 비율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취약 차주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연체율 상승에 자영업자 대출 위축…은행, 리스크 회피 가속 - 스페셜경제

경기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권이 자영업자 대출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출 증가세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은 ‘돈줄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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