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유·석유화학 업계, 1분기 ‘어닝쇼크’…유가·수요·마진 삼중고

스페셜경제의 T스토리 2025. 5. 9. 13:05
석유화학업계도 에틸렌 스프레드 악화 지속
국제유가 하락에 정제마진 급감…정유사 수익성 ‘비상’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 석유화학 업계가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으며 산업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 수익성 악화라는 복합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의 반등 기대는 점점 옅어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통상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수요가 늘어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에 기대를 걸어왔지만, 최근의 글로벌 원유시장 불확실성과 공급 과잉 가능성이 이러한 낙관적 시나리오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의 척도인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월 중순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최근 6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기조 변화와 공급 확대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OPEC+는 현재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7월에는 하루 41만1000배럴 추가 증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유가에 대한 하방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가 하락은 정제마진 축소로 직결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정제마진은 4월 말 기준 배럴당 6.2달러로,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일시적으로는 6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해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도 벌어졌다.

실제 실적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전분기(3061억원) 대비 약 88% 급감했고, 에쓰오일은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업계 전반의 실적 침체를 드러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어든 3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5월 1주 기준 톤당 235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손익분기점으로 간주되는 300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하락 사이클은 2022년 말부터 시작됐으며, 현재까지도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향후 2년 내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유가, 수익성 악화가 실적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와 비용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외부 변수에 대한 통제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단기적인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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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 석유화학 업계가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으며 산업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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