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이전에 대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늘어나며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이는 지난 1월 9000억원 감소한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출 증가폭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대출을 통한 주택 매입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막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한 방송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3~6개월 정도 지켜볼 것"이라며 토허제 재지정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더 크게 반응하면서 추가적인 규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과 대출 수요의 향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권에 선제적인 대출 관리를 지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5대 은행과 함께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주택담보대출 신청 및 신규 취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특히, 강남 등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리스크를 점검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공급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연초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했던 상황에서 다시 대출 억제를 주문하면서 은행권은 혼란에 빠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를 낮추라는 지시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대출을 조이려 하니 대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은 개별적인 대출 제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서울 지역 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중단했던 조건부 전세대출을 올해 1월 재개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중단하는 조치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다른 시중은행들도 추가적인 대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대출 증가 억제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가운데, 향후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동향이 금융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남 부동산 과열에 대출 조이란 당국…혼란 빠진 은행권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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