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시세 급등에 국내 금값도 상승세
트럼프 관세 정책·글로벌 분쟁이 금 수요 자극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국내 금값이 역대 최고 수준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국제 금 시세의 급등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금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한국금거래소에서 발표한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64만8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이튿날에는 일부 차익실현 매물 등이 유입되며 62만2000원으로 소폭 조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금값 상승의 주요 배경은 국제 금 시세의 급등이다. 지난 2일 미국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된 6월물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31.10g)당 3166.2달러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3201.6달러까지 상승,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온스당 32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는 글로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분쟁 이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거 매입하며 수요가 급증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0% 기본관세 발표가 시장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금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실물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
LS증권 홍성기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를 동시에 자극하며 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하며 “과거에도 고통지수(Misery Index)가 상승할 때 금값이 급등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은 여러 경제지표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위축 국면에 진입했고,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금값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불과 일주일 만에 7.2%에서 35.6%로 급등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경제지표 둔화가 이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연내 금값 전망치를 기존 3200달러에서 33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이 빠르게 오른 만큼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서 금이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1분기에 집중되었던 미국향 금 수요가 다시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성기 연구원은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은 통화적 성격이 강해 관세가 면제됐다”며 “이에 따라 미국으로 유입됐던 금이 다시 글로벌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욕과 런던 금시장의 가격차도 최근 정상 수준으로 회귀한 상태다.
국내 금값 사상 최고치 근접…글로벌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선호 부각 - 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국내 금값이 역대 최고 수준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국제 금 시세의 급등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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