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갑,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 대거 기본 탑재…안전에 방점 국내 최대 24.6인치 모니터 탑재, 시인성 개선…주행 질감 최고
토레스 EVX. [사진=정수남 기자]
스포츠유틸리리차량(SUV) 전문업체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KG그룹으로 들어가면서, KG 모빌리티(KGM)로 새롭게 탄생했다. KGM이 종전 SUV 전문기업으로 경유 차량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다만, KGM이 2010년대 중후반부터 주요국이 경유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친환경 완성차 업체 전환을 천명했다. KGM이 이에 따라 2021년 전기자동차(EV) 코란도 이모션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인기 SUV 토레스를 활용해 전기차 토레스 EVX도 내놨다. 2010년대 KGM이 국책과제로 카이런 전기차를 개발하는 등 원천기술을 보유해서다. 최근에는 코란도 이모션을 코란도 EV로 다시 내놨다.
토레스 EVX 외관이 기존 토레스의 디자인 유전자를 계승하면서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사진=정수남 기자]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토레스 EVX를 타고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최근 달렸다.
서울 중구 KGM 사옥에서 만난 토레스 EVX의 첫인상이 토레스의 강인함을 계승하면서도, 부드러움도 실현했다는 느낌이다.
기존 토레스에 강인한 인상을 제공하는 전면부가 사라져서인데, 전기차의 경우 엔진 대신 모터가 자리해 라디에이터그릴이 없기 때문이다.
토레스의 웰컴 기능과 실내 가운데 등을 가로지르는 분홍색 선. [사진=정수남 기자]
아울러 토레스 차명이 남미 파타고니아 남부에 자리한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에서 차용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공원이 고대의 거친 자연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차명 토레스가 강인함을 나타내지만, EVX가 이를 완화했다.
EVX 디자인의 가장 큰 변화가 C필러다. 기존 토레스의 은색 철재 마감재에서 검정 강화 플라스틱으로 변했다. 아울러 오른쪽 C필러에 자리한 적재함도 사라졌다. 2022년 하반기 선보인 초기 토레스에는 여기에 작은 적재함이 자리했다.
(위부터)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면 사이드 미러에 심각형 불이 켜진다. 트렁크 비상 탈출 단추와 운전석 문에 있는 비상 탈출 망치. [사진=정수남 기자]
스마트 키가 아닌, 키 홀더를 통해 운전석을 열었다. 운전석 아래 ‘토레스 EVX’가 비친다. 운전자를 반기는 기능이다. 게다가 실내 중앙을 가로지르는 크롬 빛깔의 진공 증착한 마감재에서 분홍색 선이 나온다.
토레스 시승 2년 만에 만난 EVX가 기존 KGM의 차량과는 확연히 다르다 색각을 갖게 하는 곳이 1열이다. 최근 추세를 반영한 12.3인치(31㎝) 초대형 액정 표시장치(LCD) 2개가 이어져 자리해서다. 지금까지 본 LCD 가운데 가장 크다. 왼쪽 LCD가 계기판이고, 오른쪽 LCD에서는 내비게이션 등이 자리하고 이곳에서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아울러 차량 기능 조작을 운전대에서도 가능하고, 음성으로도 가능해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왼쪽 모니터가 계기판이다. 공기압 상태를 알려주고, 추돌과 충돌 경고 등을 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알파벳 D자 형태의 운전대 안쪽을 스티치 처리해 까끌까끌한 느낌이 좋다.
서울 도심 자동차전용도로를 잡았다.
차량이 뜸한 곳에서 속도를 올리자, 토레스 EVX가 여느 전기차처럼 즉각 치고 나간다. 전기차가 흡입-압축-폭발 후 발생한 동력을 전달하는 내연기관과 달리, 모터가 바퀴게 바로 동력을 보내기 때문이다.
20인치 알로이 휠에 실린 폭 245㎜, 편평비 45%의 래디얼 타이어. [사진=정수남 기자]
이 같은 민첩성으로 토레스 EVX가 7초대의 제로백을 구현했다. 테슬라의 모델X의 5초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면서도 토레스 EVX가 최첨단 기능을 여실히 발휘했다. EVX가 충돌, 추돌 위험에 처하자 오른쪽 모니터가 경고하고, 차량 좌우측 후면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면 사이드미러에 삼각형 불을 켠다.
통상 타이어 공기압 관리만 잘해도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오른쪽 모니터가 타이어 공기압 현황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2열을 접으면 기본 839ℓ의 적재 공간이 1462ℓ가 된다. [사진=정수남 기자]
게다가 주차장에서 차를 뺄 때 왼쪽 모니터가 차량 지붕 위에서 차량 주변을 모두 투영한다. 어라운드뷰 기능이다.
그러면서도 전륜구동 토레스 EVX가 정교한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KGM의 4륜구동 기술이 고스란히 토레스 EVX에 실려서다. 토레스 EVX가 4륜구동처럼 네바퀴가 지면을 단단하게 움켜쥐면서, 오버스티어링이나 언더스티어링 없이 속도에 전혀 밀리지 않고 운전대를 꺾는 만큼만 나간다.
고속국도 주행시 사고를 피하고자 급가속으로 옆 차선의 차를 추월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순발력이 탁월한 EVX가 상쾌하게 옆 차량을 추월한다. 종전 중형 경유 SUV의 급가속시 답답함이 EVX에는 없다는 뜻이다.
위부터)트렁크에는 수리 공구와 비상 충전기가 있다. 충전구. [사진=정수남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이 2011년 하반기 선보인 중형 세단 말리부의 경우 킥다운 현상으로 고속도로 주행시 가속과 추월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한국사업장이 일본 아이신 변속기로 교체하고 킥다운 현상을 잡은 점을 생각하면, KGM의 기술이 탁월하다는 점을 EVX가 대변하고 있다.
20인치 알로이 휠에 실린 폭 245㎜, 편평비 45%인 타이어도 이 같은 주행 성능에 힘을 보탠다. 이 타이어의 속도와 중량 기호가 99(775㎏)V(240㎞)다. EVX에 실린 타이어가 775㎏의 짐을 싣고 240㎞로 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토레스 EVX의 속도가 시속 176㎞로 이상으로 올리기는 어렵다. 이는 KGM이 고객 안전과 운행 효율성 등을 위해 속도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EVX의 최고 출력과 최대토크 들을 고려할 경우 시속 240㎞ 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변속기와 엔진 브레이크(P). [사진=정수남 기자]
EVX가 컴포트, 스포츠, 에코, 윈터 등 4가지 주행 기능을 가졌다.
수도권 도시에 자리한 공원에서 토레스 EVX의 이모저모를 살폈다.
운전석을 열면서 문 안쪽 수납함에 비상 망치가 보인다. 고객 안전을 위한 KGM의 세심함이다.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차량 전체로 불이 확산해 차량에서 탈출 시간이 탑승객의 생명을 좌우한다.
반면, EVX가 가진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최근 추돌로 EVX에 불이 났다. 불이 배터리만 태우고 꺼졌으며, 탑승객 모두 큰 상해가 없었다. 반면, 서울과 전북 전주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불이 났고, 차량이 전소했다.
EVX가 가진 리튬 인산철 배터리가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아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게 KGM 설명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BMS(배터리 관리시스템) 설계를 가진 EVX가 73.4㎾h 용량의 리튬 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으로 433㎞를 달릴 수 있다. 테슬라 모델X(478㎞)와 큰 차이가 없다.
효율적인 운전 습관으로 45㎞ 차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실제 테슬라 모델X와 EVX 시승을 비교할 경우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KGM 관계자가 “EVX에 적용한 블레이드 배터리가 셀투팩(Cell To Pack) 공법으로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20%까지 증대해 주행거리를 개선했다. 셀과 팩 간의 접합상태 보강 등 외부 충격에 강한 배터리 팩 설계로 효율과 내구성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EVX가 152.2㎾ 전륜 구동 모터와 최적의 토크 튜닝을 한 감속기를 통해 최고출력 207마력과 최대토크 34.6㎏m의 강력한 성능을 시현했다. 이는 기존 토레스가 각각 170마력, 28.6㎏·m 높다.
시승 중 만난 토레스. [사진=정수남 기자]
오른쪽 모니터에서 차량 온도를 0.5℃씩 내리거나 높일 수 있다. 기온에 민감한 유아나 노인을 위해 KGM의 정교함이 여기에 담겼다. 통상 경쟁사 차량의 경우 1℃씩 오르내린다.
EVX 역시 여느 전기차처럼 주행 소음이 작다. 종전 렉스턴W가 달리는 도서관을 표방했지만, EVX가 더 조용하다.
토레스 EVX가 50도 이상의 겅사로와 급회전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VEX가 2열 접이 기능으로 적재 공간을 최대화했다, 2열을 접으면 기본 839ℓ의 적재 공간이 1462ℓ로 늘어난다. 4인 가족의 야외활공에 큰 무리가 없다.
트렁크에 여분의 타이어가 없다, 이곳에도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이곳에는 긴급 충전기와 수리 공구가 자리한다. 트렁크 비상 탈출 단추도 있다.
토레스 EVX가 주행 중, 혹은 주자시 차량 전후면 등 사방을 오른쪽 모니터에 투영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외에도 EVX에는 능동형 주행 안전 보조기술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이 기본으로 실렸고, 지능형 차량 속도 제어 기능, 고속도로에서 방향 지시등 작동으로 차선을 안전하게 자동 변경할 수 있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 등 24개의 ADAS 기능을 가졌다.
EXX가 이외에도 8개 에어백과 차체의 81%에 고장력 강판(340Mpa 이상)을 탑재했으며, 초고장력 강판(590Mpa 이상)은 47%에 달한다. 최근 차량의 최첨단화로 완성차 업체가 차체 강성이 강화하는 추세다.
KGM이 2010년대 중후반 국책 과제로 개발한 카이런 전기차. [사진=정수남 기자]
김범석 KGM 상무가 “고객이 KG 모빌리티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 KGM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고심한 끝에 토레스 EVX를 선보이게 됐다. KGM만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SUV다운 전기차 개발에 역점을 뒀다”며 “토레스 EVX가 국내외 경쟁 전기차보다 가장 SUV다운 디자인, 용도, 안전을 갖췄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 감동을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다시 선보인 전기차 코란도 EV. [사진=KGM]
실제 토레스 EVX 가격이 테슬라 모델 X의 40% 수준인 4000만원대 후반이다. 서울 시민이 정부와 시의 구매보조금(840만원)을 받으면 4000만원 미만으로 토레스 EVX를 보유할 수 있다.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합리적인 고객이라면 테슬라 모델 X보다 토레스 EVX에 발길이 갈 것이라는 게 이번 시승의 결론이다.